이화여자대학교 국제대학원 한국학과

학과 동정

졸업생 인터뷰

[한국어교육]한국어를 가르치는 태국인 교수님 수파펀 분룽(Supaporn Boonrung) 동문 인터뷰

  • 작성일 : 2019-11-29
  • 조회수 : 716
  • 작성자 : 관리자

9월 17일, 이화에서는 '제1회 국제 학생의 날' 행사가 개최되었습니다. 약 550여 명의 국제 학생들이 모여 행사를 즐겼고 그중 하이라이트는 단연 ‘이화 글로벌 앰배서더’ 시상식이었습니다. ‘이화 글로벌 앰배서더’는 이화여대를 졸업한 외국인 유학생에게 수여되는 상으로 국제 교류 및 학술 분야에서 한국과 이화여대를 널리 알리는 데 공헌한 분을 선정했는데요, 첫 수상자로 태국 명문 왕립 쭐라롱꼰 대학(Chulalongkorn University)의 한국어학과 교수인 수파펀 분룽(Supaporn Boonrung) 씨가 선정되었습니다.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한국학과 석사와 박사과정을 수료한 수파펀 분룽 동문은 2007년부터 태국 쭐라룽꼰 대학에서 한국어학과 교수로 한국어 전파를 위해 힘쓰고 계시고 당시 한국어를 부전공으로 채택했던 쭐라룽꼰 대학이 올해부터 한국어를 정식 전공으로 채택하는 등 태국 현지에서 한국어 교육의 위상이 매우 높아졌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화투데이는 '국제 학생의 날' 행사를 위해 한국에 방문한 수파펀 분룽 동문을 만나보았습니다!

Q.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태국 왕립 쭐라롱꼰 대학교 한국어학과 학과장인 수파펀 분룽입니다. 저는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한국학과에서 석사, 박사과정을 수료했습니다.

Q. 9월 17일 이화에서 열린 국제학생의 날 시상식에서 ‘이화 글로벌 앰배서더’로서 상을 받게 되셨습니다. 소감이 어떠신가요?

A. 오늘은 저에게 있어서 평생 잊지 못할 만큼 기쁜 날이에요. 이화여대를 졸업한 이화인으로서 이렇게 외국인 졸업생에게 주는 상을 제가 첫 번째로 받아서 정말 영광이라고 생각합니다.                      


Q. 또한 교수님께서는 현재 태국 쭐라룽꼰 대학의 한국어학과에서 한국어교육과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현재는 어떤 연구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지 들을 수 있을까요?

A. 지난달에 저희 한국어학과에서 큰 행사를 개최했어요. 그 행사는 한국대사관 주최로 한국과 태국 수교 6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였어요. 그 행사에서 해외에서 한국어 교육에 대해 연구하고 계신 선생님들을 비롯해 동남아시아에 계신 교수님들을 초청해서 자국의 한국어 교육 현황을 발표하는 학술대회를 열기도 했습니다. 이 학술대회를 굉장히 성공적으로 개최해서 뿌듯했어요(웃음). 그리고 매년 저희 학과에는 국제교류재단 주최로 태국인 교육자를 위한 한국학 워크숍이 열리고 있어요. 태국 전국에서 한국어 선생님들을 초대해서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저희는 중고등학생을 위한 한국어 교재 공동 집필을 하고 있어요. 앞으로 대학생들을 위한 한국어 교재나 문법책들도 집필할 계획이에요.

Q. 교수님께서는 이화여대 국제대학원에서 한국학 석사와 박사를 수료하셨는데요, 한국학을 공부하기로 결심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A. 저는 태국대학교 학부에서 한국어를 전공했었어요. 학부 때부터 한국어 교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고 학부를 졸업하고 나서 한국 정부 초청 장학금을 지원받게 되어서 이화여대 한국학과, 한국어 교육학과에서 석사와 박사를 하게 된 것입니다.

Q. 교수님께서 생각하시는 한국어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A. 보통 많은 외국인들은 한국어는 배우면 배울수록 정말 어려운 언어라고 해요(웃음). 근데 저에게 한국어는 배우면 배울수록 매력 있는 언어였어요. 특히 한국어를 통해서 한국인, 한국 사회, 한국 문화를 알게 되는 것이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예를 들면, 한국 사회에서 어른에게 겸손하고 예의 바르게 행동해야 한다는 한국 예절이 한국어 문법에서 많이 나타난다고 생각해요. 이런 한국어만의 높임법 등이 저에게 굉장히 새롭고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것 같아요.

Q. 태국어와 굉장히 다른 체계를 가진 한국어를 공부하셨을 때, 특별히 사용하셨던 공부 방법이 있으셨나요?

A. 맞아요. 한국어와 태국어는 정말 달라서 저에게 어렵게 느껴졌어요(웃음). 태국어는 한국어처럼 높임법이 있는 것이 아니거든요. 그리고 태국어는 의문문을 만들 때도 문장 어미에 의문사를 추가하면 되는데 한국어는 동사 자체가 바뀌잖아요. 그래서 저는 석사 때부터 노트를 항상 가지고 다니면서 모르는 단어나 문장을 발견하면 그대로 적어놓고 공부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이런 노트를 거의 한 학기에 하나씩 만들어서 공부했던 것 같아요. 결국 끊임없이 복습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인 것 같아요(웃음).

Q. 외국어를 가르치는 교사의 입장에서 외국어를 배울 때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제 생각에 아무래도 결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취미로 시작하고 가벼운 마음가짐으로 공부를 시작하면 쉽게 포기할 가능성이 높아요. 많은 학생들도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할 때 듣기에 귀엽다고 생각해서 시작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배우다가 포기할 가능성이 높아요. 근데 저 같은 경우는 한국어를 모두 이해하고 싶다는 마음이 강했고 좀 절실한 마음으로 공부했던 것 같아요. 이렇게 단단히 결심하고 외국어를 공부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교수님의 이화 재학 시절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교수님은 이화에서 어떤 학생이셨나요?

A. 저는 일단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스타일은 아니었어요(웃음). 보통 밖에 나가서 공부하거나 한국인 친구들과 어울리고 같이 다니면서 주로 한국어를 많이 익혔던 것 같아요. 그리고 예를 들어 발표 과제가 있으면 보통 도서관이나 열람실을 가서 발표 준비를 하곤 하는데, 저는 일단 수업 끝나면 친구들과 밥을 먼저 먹으러 갔어요(웃음). 그리고 차까지 마시고 그다음에 숙소나 도서관에서 공부를 시작했어요. 이렇게 하면 한국인 친구랑 얘기하면서 한국어도 배울 수 있고 오늘 배웠던 내용 중에 궁금한 내용을 물어볼 수도 있어서 저한테는 굉장히 소중한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저는 수업시간과 공부시간도 물론 중요하지만 한국에 있는 시간을 잘 보내야 한다는 생각이 더 컸어요. 학교 밖에서 친구들과 어울리며 배우는 것이 중요한 공부라고 생각했던 학생이었던 것 같습니다.

Q. 교수님의 이화 DNA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이화 동문으로서 교수님의 어떤 점이 이화와 연결된다고 생각하시나요?

A. 저는 2002년에 태국 대학교에서 당시 지도교수님이 이해영 교수님이셨어요. 이해영 교수님을 통해 이화여대를 알게 되었고 한국학과와 한국어 전공을 알게 되었어요. 2004년에 한국 정부 초청 장학생으로 이화여대에 지원했고 한국어 전공을 선택하게 되었죠. 그리고 이화인으로서 저는 스스로 자랑스럽다는 느낌을 항상 받았고 저를 사랑하는 방법을 많이 배운 것 같아요.

Q. 교수님의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A. 저는 지금 10년째 쭐라롱꼰 대학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는데요, 제 첫 번째 목표는 쭐라롱꼰 대학에서 한국어 전공을 개설하는 거였는데, 마침내 올해 한국어 전공이 개설되었어요. 저의 가장 큰 목표였던 한국어 전공 개설이 이루어져서 정말 기쁘고 앞으로는 태국 내에서 한국어 교육을 발전시키고 동남아시아 안에서도 발전시키고 싶어요. 그리고 대학생을 위한 한국어 교재 연구뿐만 아니라 중고등학생을 위한 제2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재도 연구하고 있어요. 실제로 한국어 교재도 많이 부족해서 좀 더 많이 한국어 교재를 집필하고 싶은 마음도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이화인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A. 저는 이화에서 중요한 추억을 만들어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이화를 졸업하고 나니까 재학 시절에는 몰랐었는데 이화에서의 추억들이 정말 소중한 것 같아요. 제가 가장 생각나는 추억은 예전에 한국학과에서 주최한 국제학술대회가 있었는데 다 같이 행사 준비를 했었는데, 저는 그 당시에 한국어가 미숙해서 많은 걸 도와주진 못했어요. 그래서 저는 심부름으로 떡볶이를 사러가고는 했던 것이 생각나요(웃음). 이렇게 한국인 친구와 잘 어울리고 또 MT 갔던 것도 많이 생각이 나요. 보통 외국인 학생들은 많이 참석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되도록이면 학과 행사 다 참석해서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것이 결국에는 한국인 친구들과 잘 어울릴 수 있게 되고 한국 문화와 한국 사회에 대해서도 더 잘 알게 되는 것 같아요.


여기까지 수파펀 분룽 동문과의 인터뷰였습니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내내, 동문의 이화와 한국어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태국에서 한국어 교육을 발전시키기 위해 항상 노력하시는 수파펀 분룽 교수님의 행보, 이화투데이가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출처] [이화여대] 한국어를 가르치는 태국인 교수님 수파퍼너 분룽(Supaporn Boonrung) 동문 인터뷰 / 작성자 이화여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