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경효 교수님은 이번 봄 학기에 합류한 국제대학원 한국학과 교수님이십니다. 천경효 교수님은 인류학을 전공하셨고, George Washington University, USA에서 석사학위를, 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 Canada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셨습니다. 인류학에 대해 열정이 가득한 만큼, 교수님의 연구 주 관심사는 포스트 식민주의와 민족주의, 그리고 기념과 기억문화에 관한 것입니다. 교수님께서는 이번 인터뷰에서 자신을 한국사회와 문화를 연구하는 문화 인류학자라고 표현하셨습니다.
“최근에는 탈북자들의 한국 사회 적응, 그와 관련된 문제, 한국 주류 사회로의 통합에 관한 연구에 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국제대학원에 새로 오신 교수님의 학문적 관점, 가르치고자 하는 교육 과정뿐만 아니라 인류학에 관심 있는 학생들을 위한 조언까지 알아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천경효 교수님과의 인터뷰를 시작하겠습니다.
Q. 교수님께서는 한국의 다양한 교육 기관에서 수많은 수업을 진행하셨습니다. 다양한 수업을 진행하며 학생들을 가르친 경험은 어떠셨나요? 그리고 많은 교육 기관 중 이화여자대학교 국제대학원에 오신 이유는 무엇일까요?
네, 저는 많은 교육 기관에서 수업을 진행해왔어요. 제 경험 중 가장 좋은 점을 꼽자면,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다양한 학생들을 만났다는 것이에요. 제가 말하는 다양함은 국적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관심사와 진로도 포함한 것이에요. 수업을 진행하며 꿈과 가치관이 다른 학생들을 만난 경험은 저에게 매우 큰 행운이라고 볼 수 있어요. 또한, 다른 배경을 가진 어린 학생들과 함께 일하며 저는 신세대의 언어, 관심사, 그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 등을 배울 수 있었어요. 그래서 저는 교육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상호 작용에 의한 학습’이라고 생각해요. 이것은 제가 과거에 가르쳤던 경험들에 의해 배운 것이죠.
저는 사실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수업을 진행했지만, 국제대학원에서는 수업을 할 기회가 없었어요. 저는 오래전에 International Summer College에서 계절학기 교수로 일했어요. 이때가 제가 처음으로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수업을 진행했던 때 같고, 수업을 진행하며 많은 추억을 쌓았어요. 그리고 저는 이화여자대학교가 학생 개개인에 대해 신경을 많이 쓴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덕분에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었답니다. 그래서 지난해 말에 이화여자대학교에 채용 공고가 난 것을 보고 좋은 기회라 생각했어요. 운이 좋게도, 지금 이화여자대학교에 있네요.
Q. 이화여자대학교 국제대학원에서 어떤 강의를 진행할 예정인가요? 교수님 강의의 특별한 점이 무엇일까요?
이번 학기에 저는 스크랜튼 대학 국제학부 글로벌 한국학 전공 수업을 진행했어요. 영어 강의로 진행되는 ‘Social Sociological Topics in Contemporary Korean Society’라는 강좌였어요. 그리고 저는 이화여자대학교 국제대학원의 ‘Seminar in Korean Contemporary Korean Culture’에서 대학원 강좌도 진행하고 있어요. 아쉽게도, 이화여자대학교에는 ‘인류학과’라는 정규 학과가 없어요. 즉, 이화여자대학교에는 인류학 과정을 정규 교과 과정으로 가지고 있지 않아요. 그래서 저는 이러한 강좌들을 인류학 이론과 개념을 학생들에게 소개하는 방법으로 사용해요. 인류학 기본 개념들은 특정 사회와 문화를 이해하는데 매우 유용하기 때문이죠.
최근에는 한국의 음식 문화를 가르쳐 보려고 계획 중이에요. 사람은 매일 음식을 섭취해야 하고, 심지어는 “우리가 먹는 것이 우리가 누구인지를 말해준다”라는 표현까지 있잖아요. 그러니 음식 문화는 단지 음식 자체에 관한 것이 아니라 인류학적으로 매우 흥미로운 주제에요. 이러한 강좌에서는 특정 식품이 어떻게 식용 품목으로 분류됐는지, 특정한 가공 방법이 어떻게 발생했는지에 대해 알아보려고 해요. 특히, 레시피 같은 것들을 만들 때 발생하는 흥미로운 부분들에 대해 다룰 예정입니다.
Q. 교수님께서 처음 인류학을 배우려고 하셨을 때, 많은 학문 중에 왜 인류학과 자문화 연구를 선택하셨나요?
인류학은 기본적으로 인간에 대한 학문입니다. 그래서 인류학은 매우 광범위한 학문이라고 볼 수 있죠. 저는 이러한 인류학의 특징에 매력을 느껴 공부를 시작했어요. 정신적, 행동적, 사회적, 문화적 등, 인간의 모든 측면은 인류학에 포함되어 있어요. 즉, 인간에 대한 모든 것을 공부할 수 있다는 거죠. 이것이 제가 대학생 때 인류학과로 진학하게 된 이유입니다. 제국주의와 식민주의의 확장과 함께 인류학이 생겨나게 되었어요. 전통적으로 인류학자들은 다른 사람들의 문화에 관심이 많았어요. 초기 인류학에서 유럽계 학자들은 비서구권 문화를 연구했고, 이것에 대해 기록한 민족지를 연구하는 것이 민족지학입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 ‘제 3세계’ 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왜 ‘제 1세계’학자들에 의해 기록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반발이 생기기 시작해요. 그래서 우리가 자문화 연구의 범주를 가지게 된 것은 서발턴 연구(subaltern studies)를 통해서입니다. 즉, 자신의 문화에 대해 스스로 연구할 수 있다는 생각이 생겨났습니다. 저는 제 자신이 속한 문화를 연구하는 것에 흥미를 가지고 매력적이라고 느꼈어요. 3년 동안 언어를 공부하고 2년 동안 함께 지내도 다른 사람의 문화를 이해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기에, 저는 다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속한 문화를 연구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랐기에, 한국 사회와 문화의 장점을 더 잘 알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해서 한국 사회와 문화를 연구 대상으로 삼았어요. 저는 항상 다른 사람들에게 이 주제가 쉽지 않다고 말해요. 많은 사람들이 자문화 연구를 진행한다고 하면, 언어적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기가 쉽죠. 연구하고자 하는 문화의 언어가 모국어이므로, 다른 나라를 연구하는 것보다는 더 수월하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제가 현장 연구를 시작했을 때, 저는 항상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제 모국어이기 때문에, 가끔씩은 너무 많은 것들을 알게 되거든요.
많은 사람들이 토착 인류학을 연구한다고 하면, 언어적 문제가 없다고 생각해요, 그렇죠? 그러나 저는 항상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만약 제가 외국인이었다면, 저는 연구하고자 하는 문화가 사용하는 언어의 표면적인 가치만 파악해도 돼요. 그러나 제가 연구하는 곳의 언어가 모국어라면 저는 그 언어의 숨은 뜻까지 파악할 수 있어요. 즉, 저는 분석해야 할 내용이 더 많아지는 것이죠. 물론 이것이 좋은 점일 수 있지만, 본인의 모국어로 본인의 문화를 공부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에요. 또, 사람들은 보통 외국 학자들이 자신의 문화를 연구하는 것을 선호해요. 사람들은 외국 학자들에게 더 협조적이며 그들이 더 많은 권한을 갖고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미국이나 영국에서 온 남자 교수들이 한국인들에게 한국 문화에 대한 질문을 던졌을 때, 한국인들은 대답을 열심히 하려고 했고 심지어는 그들에게 호의까지 베풀었어요. 그러나 제가 한국 문화에 대한 질문을 했을 때, 한국인들은 “왜 저에게 이런 질문을 하시죠?", "당신도 한국 사람이니 더 잘 아시겠죠.”와 같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어요. 그래서 저는 자문화 연구를 하며 사람들의 인식을 다루는 데 어려움을 겪었어요. 하지만, 저는 모국의 문화를 공부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저는 자기 자신의 문화에 대해서 개선할 부분을 지적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항상 그렇지는 않지만, 해당 문화에 대해 부정적인 점이 있다면, 누군가는 그것에 대해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고 봐요.
Q. 만약 한국 사람이 자기 자신의 문화에 대해 공부한다면, 그들이 민족주의적 성향을 지니는 걸까요?
아닙니다. 절대 그렇게 생각하면 안 돼요. 어떤 사람들은 한국 관련 공부를 한다고 하면, 국수주의적 가치관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리는 항상, 한국에 대해 연구하는 학자들이 한국을 무조건 자랑스러워해야 한다고 생각하죠. 그러나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전문 지식을 갖춘 학자의 경우 자신의 문화에 대해 항상 회의적이고 부정적일 필요는 없지만, 자신의 문화를 살펴보고 탐구하는데 신중해야 합니다.
Q. 교수님께서는 한국인 학생과 외국인 학생 모두를 만나시는데요. 그 둘 간의 다른 점이 있을까요?
한국인 학생과 외국인 학생들 사이에 몇 가지 다른 패턴이 있어요. 그러나 요즘은 한국 학생들, 심지어 어린 학생들까지 해외에서 시간을 보낸 경험이 있거나 세계의 다른 지역에 대해 배우기 위해 온라인에서 많은 지식을 습득해요. 그래서 요즘에는 이 두 학생 집단 사이의 경계선이 모호해지고 있어요. 그러나 특이한 점을 꼽자면, 방금 말했던 것처럼, 여전히 몇몇 한국 사람들은 한국학의 목표가 조국을 자랑스럽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또 다른 특이한 점은 최근 몇 년 동안 외국인 학생들이 한류 열풍에 영향을 받아 한국에 온 경우가 많다는 것이에요. 그래서 외국인 학생들의 연구는 이러한 한류나 미디어 대중문화를 중심으로 초점이 맞춰져 있어요. 한국 사회는 한류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외국인 학생들의 관심사가 더 넓어졌으면 해요. 한류는 최근 현상이고 단지 아이돌 그룹의 몇몇 이름을 아는 것에 대한 것이 아니에요. 이러한 한류 문화에 관심 있는 학생들은 한국의 대중문화 외에도 한국의 세계적 입지, 동아시아 주변국과의 관계도 이해할 필요가 있어요.
Q. 교수님의 석사와 박사학위 연구는 박물관과 민족주의에 관한 것인데, 그것에 대해 설명을 해주시겠어요?
제가 박물관에 대해 빠져든 이유는 사실 많은 사람들이 박물관을 방문하기 때문이에요, 그렇죠? 특히 해외여행을 갈 때, 대부분 사람들은 박물관을 꼭 방문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파리의 Louvre, 뉴욕의 MoMA, 뉴욕의 Metropolitan, 영국의 대영 박물관이 대표적이죠. 박물관은 많은 사람들이 방문함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박물관을 매우 정적이고 조용하고 지루한 장소로 여깁니다. 결국 사람들은 박물관으로부터 많은 것을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박물관이 상당히 역동적인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역동적인 과정은 큐레이터 사이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닙니다. 유리상자들로 이루어진 박물관에서 우리가 보는 것은 사실 사람들 사이의 많은 협상과 경쟁의 산물이에요. 이러한 역동적인 과정의 대상은 대중, 정부와 전문가 집단이 될 수 있는 거죠. 이것이 제가 박물관 관련 연구에 뛰어든 이유에요.
제가 한국의 박물관을 공부했을 때, 저는 박물관과 민족주의 정서를 분리하는 것이 정말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이러한 성향은 어느 나라든 간에 일반적일 수 있지만, 한국에서는 민족주의적 성향이 더욱 강해요. 그래서 저는 ISA(Ideological State Apparatus)의 개념을 가져왔어요. 기본적으로, 사람들은 박물관에서 해당 문화와 역사를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저희가 박물관에서 볼 수 있는 것은 단편적인 정보, 특히 지배담론의 의견이 많이 담깁니다. 그래서 저는 박물관의 이면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밝히기 위해 더 깊이 파고들고 싶었어요. 이것이 제가 박물관과 민족주의를 연구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정부와 다른 이익 단체들이, 문화와 오락이라는 이름 하에, 최근에는 규모가 작은 전시품을 활용하여 그들의 목표를 달성하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그래서 저는 앞으로도 다양한 전시물들에 대해 계속 연구해봐야 할 것 같아요.
Q. 그렇다면 이제 교수님의 연구 관심사는 박물관과 탈북자에 관한 것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저는 박물관보다는 ‘기념’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싶어요. 우리는 전통적인 한국 문화라고 생각할 수 있는 문화적 특징을 쉽게 생각해낼 수 있어요. 그러나 그러한 전통적인 것들은 몇몇 집단에 의해 규정된 것이라고 볼 수 있어요. 전통적이라고 규정할 수 있는 것은 선천적이지 않다는 거죠. 소위 한국의 전통문화라고 불리는 것은 조선 후기 문화와 당시 상류층의 문화입니다. 한국 사람들과 외국인들은 그것이 진정한 한국의 전통문화라고 판단해요. 박물관에 대한 제 관심은 전통에 대한 진정성, 혹은 전통에 대한 재해석과 같은, 문화에 대한 포괄적인 부분으로 확장됐다고 볼 수 있죠.
그리고 제 또 다른 관심사는 탈북자들입니다. 저는 탈북자들의 적응 과정을 연구하지만, 이러한 적응 과정의 성공률을 높이는 것에 초점을 둔 것은 아니에요. 저는 탈북자 연구의 분야를 확장하는 것에 더 관심이 있어요. 탈북자들은 대한민국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볼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탈북자들의 적응을 가속화시키는 연구에만 매진해서는 안 돼요. 그들은 런던이나 유럽의 다른 도시들에 민족적 거주지를 가지고 있어요. 우리는 그들을 연구할 때 한국 문화 적응이라는 관점에 국한되지 말고 초국가적 관점에서 탈북자들을 바라봐야 해요.
Q. 결국 교수님의 연구는 ‘탈북자들의 동화 촉진’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인가요?
그럼요! 절대 그런 목표를 가지고 있지 않아요. (웃음) 한국 사회는 최대한 다양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우리는 아주 작은 나라에 살고 있고, 인구 수도 많기 때문에, 한국은 또래 압력이 매우 높아요. 많은 사람들은 우리가 국민으로서 같은 목표를 지녀야 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그리고 저는 북한 사람들의 동화는 한국 사회에서 가능하지도 않고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이것은 한국에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않아요. 그들은 그들만의 배경과 경험을 가지고 있어요. 동화라는 것은 대부분 일방적이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죠. 우리는 서로의 배경과 가치관에 대해 모르기 때문에 우리가 가져야 할 태도는 일방적인 동화가 아닌 상호 이해입니다. 남한 사람들은 언론에서 보도되는 정보 외에는 북한에 대해 잘 모르고, 탈북자들도 남한 사람들에 대한 고정관념이 존재합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함께하는 시간과 서로의 삶에 대해 공유하는 기회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전체 인구 수에 비해 탈북자들의 수는 현저히 적어요. 만약 한국에서의 탈북자 수가 증가한다면, 한국에서 새로운 가치관을 지닌 세대가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거예요.
Q. 졸업생들과 연구원들에게 해주실 수 있는 조언이 있을까요?
제가 누군가에게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위치에 있는지 잘 모르겠어요. 그러나 제가 지난 세월과 과거 경험들을 돌이켜보며 배운 것은 모든 사람들은 자신만의 계획을 가지고 있고, 그들의 삶에 대한 청사진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에요. 그러나 여러분들의 삶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을 거예요. 여러분의 꿈이나 계획은 달성하기 쉽지 않을 겁니다. 여러분의 계획에 반하는 상황들이 발생하겠지만 때로는 그러한 상황을 우회해서 가야 할 때도 있어요. 제가 배운 것은 부정적인 상황에서도 여러분들은 무언가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에요. 여러분들을 힘들게 하는 것들, 예를 들면 새로운 사람들, 새로운 경험들이 여러분을 힘들게 할지라도 이러한 경험들은 미래에 우리가 누구인지 알 수 있게 해줄 거예요. 그리고 이러한 경험들은 여러분의 삶을 더 풍부하게 만들어 줄 수 있어요. 제 경험을 통해 이야기해보자면, 저는 북한학을 전공하는 기관에 있었어요. 해당 기관에 들어가기 전에는 북한학은 제가 전공하고자 하는 분야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저는 제가 속한 한국문화 연구 전공자였고 탈북자 문제는 주요 연구주제가 아니었어요. 그러나 제 업무를 통해, 북한학과 관련된 연구를 진행하게 되었고, 4-5년 후에 저는 이러한 경험이 저에게 도움이 됐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저는 제 연구 관심사를 넓힐 수 있었죠. 넓은 시야를 가지세요. 그것이 제 조언이에요.
Q. 마지막으로 이화여자대학교 학생들께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제가 대학원생뿐만 아니라 학부생에게도 강조하고 싶은 것은 두 가지입니다. 저는 항상 학생들에게 ‘맥락을 읽는 것’을 강조합니다. 만약 어떤 사회적 혹은 문화적 사안이 있다면, 우리는 해당 상황을 비판적으로 검토해야 해요. 우리는 최종적 상황만 보고 그것에 대한 판단을 내리면 안 됩니다. 문화인류학에서는 ‘문화적 상대주의’라는 개념이 있어요. 문화적 상대주의란 우리가 어떤 문화를 볼 때, 내부에 있는 사람의 관점에서 해당 문화를 봐야 한다는 것을 의미해요. 비록 해당 문화가 비이성적으로 보이더라도, 만약 우리가 그들의 역사적이고 문화적인 맥락을 들여다본다면,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몰라요. 해당 문화에 대해 동의하지 않더라도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이해할 수 있을 거예요. 그러니 비판적 사고와 맥락적 이해는 학생들의 연구와 삶에서 매우 중요한 역량이라고 볼 수 있어요.